풍류(風流)의 진정한 의미
풍류(風流)의 정의는
1.속사를 떠나 풍치(風致)가 있고 멋들어지게 노는 일
2.운치(韻致)스러운 일
3.음악(音樂)을 예스럽게 일컫는 말
4.정악(正樂)가운데, 악기(樂器)의 합주(合奏)의 일컬음. 중풍류와 대풍류가 있음
이라고 네이버 한자 사전은 말하고 있다.
'풍류'는 시와 노래와 여흥을 즐기는 것?
하지만 정말 풍류가 자연을 즐기고 예술과 음악을 즐기는 것일까.
먼저 풍류에 대한 가장 오래된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자
삼국사기에 고운 최치원이 난랑비서문에 "나라에 현묘(玄妙)한 도(道)가 있는데 이를 풍류(風流)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최치원이 말한 풍류가 자연과 예술을 즐기는 것을 말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 뒤에는 현묘한 도를 풍류라 부르고 이는 유불선(儒佛仙)을 통합한 것이라고 했으니 철학적인 것이거나 정신수양과 관련된 것임을 추측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무위자연을 표방하는 도가의 사상을 후대의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고 속세를 떠나 예술을 즐기는 것으로 변형시켰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묘지도(玄妙之道)가 곧 풍류
그렇다면 풍류의 진정한 뜻은 무엇인가.
우선 첫 구절의 玄妙之道에서 현묘의 의미는 검을 현, 묘할 묘인데
이것은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묘한 의식이 있다는 뜻이며 이러한 도가 있었고 그것을 풍류라 부른다고 했다.
즉, 풍류는 현묘지도와 같은 의미다.
현묘(玄妙)한 도(道)는 유불선의 근원
최치원은 현묘지도(玄妙之道)가 예부터 우리나라에 있었고 이것이 유불선의 근원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풍류는 현묘한 도를 이해하기 쉽게 그 예시를 든 것이다.
풍류를 직역하자면 바람의 흐름인데 이는 곧 바람이다.
또 이두식으로 해석해도 바람이라고 읽을 수 있다.
그런데 현묘한 도가 바람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玄) 불어오면 느껴진다(妙). 즉 현묘지도의 의미를 사물인 바람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깨달음의 자리를 설명한 것으로
유가(儒家)의 시전에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하는 구절의 의미와 같다. 여기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생물학적 Father와 Mother가 아니다. 아버지가 나를 낳는다는 것에 충격 받을 필요가 없다. 의식인 아버지가 자식인 비물질의 만상을 낳고 그것을 아버지를 감싸고 있는 어머니가 만상을 키워 낸다는 의미이다. 말하자면 우주의 근원을 음양의 이치로 설명한 것으로 현묘지도와 일맥상통한다.
불가(佛家)에서는 '진공묘유'라고 표현하고 있다. 참으로 공한 가운데 그것을 알고 있는 의식이 있다는 의미로 현묘지도와 같다.
노자의 사상에는 무(無)에서 유(有)가 나오고 유에서 무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비슷하다.
빅뱅 이전의 근원을 말한다
풍류는 즐기는 것이 아니라 깨치는 것이고 본래 근원 자리를 놓고 말한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모든 사상과 철학, 종교, 만물이 나왔고 그러한 도(道)가 우리나라에 이미 있었다고 최치원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